“무더위 속 깨·잡곡을 지켜라”…밭작물 병해충 방제 ‘비상’
농진청, 본격적인 무더위 대응
유지·잡곡류 병해충과 관리법 소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지작물과 잡곡류 등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작물에 대한 병해충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서울 등 수도권 중북부와 강원 북서부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강원 산지 일부와 제주 산지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현재 전국 183개 육상 특보구역 가운데 173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중부 내륙과 남부지방 일부는 오전 10시를 기해 기존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폭염특보 중 주의보는 일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되며, 경보는 체감온도 기준이 35도 이상이다.
농촌진흥청은 장마기 이후 유지작물과 잡곡류에 대해 철저한 병해충 관리로 안정생산에 힘써야 한다고 23일 강조했다.
◆참깨=장마가 끝나는 7월 말은 참깨 알곡이 여무는 시기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역병·시들음병·잎마름병·왕담배나방·노린재류 등이 발생해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역병 초기에는 땅과 가까운 줄기가 어두운 갈색으로 변하면서 시들고, 병이 진행되면 아래 잎부터 시작해 윗부분 잎까지 누렇게 변한다. 시들음병은 잎끝부터 시들기 시작해 줄기 속이 적갈색으로 변하거나 줄기 반쪽을 썩게 한다. 역병은 발병 초기부터 10~14일 간격, 시들음병은 10일 간격으로 약제를 뿌린다.
잎마름병은 잎에 타원형 갈색 무늬가 생기고 병이 심해지면 잎이 떨어진다. 세균점무늬병은 잎에 흑갈색 무늬가 나타나며, 잎맥을 기준으로 병 무늬가 나뉜다. 흰가루병은 잎에 흰색 가루가 생기며, 심하면 잎 전체로 번져 광합성을 방해한다.
왕담배나방은 식물체 줄기를 부러뜨려 생육에 피해를 주거나 꼬투리를 갉아 먹어 수확량을 떨어뜨린다.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 약제를 살포하고, 단일 품목 약제는 2회 이내로 뿌린다.
노린재류는 알락수염노린재·썩덩나무노린재 등이 발생하는데, 날씨가 고온 건조하면 발생량이 많아진다. 방제할 때는 약제 흩어짐(비산)에 주의한다.
◆종실 들깨=생육중기에 접어든 들깨에 역병·탄저병·녹병·잎말이명나방 등이 발생해 피해를 줄 수 있다.
역병은 줄기가 시드는 증상을 보이며 심해지면 잎이 누렇게 변한다. 탄저병은 잎과 줄기에 갈색 점무늬가 생긴다. 녹병은 잎 뒷면에 황색 반점의 가루가 생기며 다른 식물체로 전염된다. 병이 심해지면 잎이 떨어진다.
잎말이명나방은 말린 잎 속에 숨어 약제를 뿌려도 효과가 떨어지므로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3령 이상의 담배거세미나방 유충은 약제 방제 효과가 크게 떨어지므로 발생 초기에 약제를 뿌려야 한다.
◆땅콩= 꽃이 핀 이후에 꼬투리가 생기는 시기를 맞았다. 갈색무늬병·검은무늬병·풍뎅이(굼벵이) 등이 발생해 피해를 준다.
갈색무늬병·검은무늬병·그물무늬병은 둥글고 작은 갈색 무늬 병반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주위 테두리 형성 유무에 따라 갈색무늬병과, 검은무늬병으로 나뉜다. 그물무늬병은 황갈색 또는 청동 빛깔의 그물모양 병반이 어우러져 잎 표면에 나타난다. 저항성 균 출현 방지 차원에서 연속 사용을 피하고 다른 계통 약제를 번갈아 뿌린다.
굼벵이는 꼬투리가 생기고 알곡이 여무는 초기에 피해를 준다. 약 성분이 땅속에 잘 스며들도록 비 오기 직전에 약제를 뿌리거나 뿌린 뒤에 약간의 물을 뿌리면 효과적이다.
◆기능성 잡곡류=지금은 조·기장·수수의 꽃대가 나오는 시기다. 탄저병·노균병·깜부기병·이삭곰팡이병·조명나방·왕담배나방 등이 피해를 준다.
탄저병에 걸리면 주로 수수 잎에 갈색의 타원형 반점이 생긴다. 노균병은 잎 앞면에 황색 줄무늬, 뒷면에 흰 가루가 덮인 곰팡이를 형성시킨다. 피해가 심할 경우 잎이 찢어지고 이삭이 나오지 않거나 기형으로 변한다.
이삭곰팡이병·깜부기병은 습도·온도가 높을 때 발생하며 이삭에 피해를 준다. 이삭곰팡이병은 수수 이삭 전체가 흰색 또는 분홍색 곰팡이로 덮인다. 깜부기병은 이삭에 검댕이 생기는데, 특히 기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실깜부기병은 이삭이 패지 못하고 검은 실 덩어리가 생기게 한다. 발생 초기에 약제를 쳐야 약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조명나방은 줄기에 구멍을 내고 속을 파고 들어가 배설물을 밖으로 배출해 줄기가 꺾이는 피해를 준다. 심할 경우 출수한 이삭이 마른다. 왕담배나방은 씨알을 직접 갉아먹으며, 배설물은 이삭곰팡이병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노린재류 피해를 보면 초기에는 이삭이 차오르지 않다가 후기에는 색이 변하고 품질이 떨어진다. 에토펜프록스 유제 등 등록 약제를 발생 초기에 처리한다.
방제 때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사용한다. 등록 약제와 관련 정보는 농진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지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생산기술개발과장은 “장마가 끝나고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시기에 발생량이 급증하면 방제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적으로 (약제를) 살포하거나 적기 방제를 통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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