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 휴게소를 로컬푸드 판매 거점으로”…日 홋카이도 직매장
日 홋카이도 직매장 2곳 가보니
‘미치노에키’ 매일 650여종 진열
특산품판매장·식당·전망대 갖춰
지역농협 운영 ‘후라노마르쉐’
찐감자 등 다양한 농식품 취급
“독특한 가공·판매사업 추진 필요”
“저희의 목표는 이곳을 운전 중 들르는 휴게소가 아니라 목적지로 만드는 겁니다.”
8월28일 일본 홋카이도 이시카리시의 ‘미치노에키(道の駅)’. 미치노에키는 ‘길의 역’이라는 뜻으로 국도변에 위치한 휴게소다. 이곳의 운영업체인 ‘아이풍’의 이시이 유타로 주임은 자못 비장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치노에키는 일본에서 단순한 휴게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시키라시 미치노에키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3층 규모의 건물 1층엔 로컬푸드직매장과 특산품 판매장이 들어서 있었고, 2층엔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과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이 자리했다. 3층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형태로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그 지역의 먹거리와 볼거리·즐길거리 등을 복합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로컬푸드직매장엔 농가 80여명이 직접 생산한 650여종의 농산물을 매일 아침 진열한다. 감자·피망·토마토 등이 인기 품목이라고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품목마다 라벨이 붙어 있었고 그 안에는 생산자 이름이 표기돼 있었다. 가격도 농가가 직접 책정한다.
농가가 로컬푸드직매장 측에 내는 수수료는 매출액의 17%로, 우리나라보다 크게 높았다. 이시이 주임은 “연간 방문객이 40만명선으로 로컬푸드직매장 연 매출은 1억엔(9억4000만원)이 넘는다”면서 “판매가 잘되다보니 농가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날(29일) 찾은 홋카이도 후라노시의 ‘후라노 마르쉐’. 이시카리시 미치노에키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이곳은 또 다른 형태의 로컬푸드직매장으로 JA후라노(후라노농협)가 운영한다.
단층 건물에 들어선 이곳은 JA후라노가 운영하는 음식점과 붙어 있었고, 매대 대부분을 개별 농가에 임대해 운영하는 게 특징이었다. 전체 높이 1m에 폭 80㎝의 3단짜리 매대는 임차농가가 알아서 꾸리는데 한달 임차료가 2만5000엔(23만원)이었다. 농가는 여기에다 판매 수수료(매출액의 9%)를 별도로 내야 한다. 후라노 마르쉐엔 어림잡아 매대 20∼30개가 설치돼 있었는데, 농가 얼굴 사진을 부착하거나 아기자기한 소품과 홍보 문구로 치장한 곳이 상당수였다.
이곳에선 JA후라노가 개발·생산한 카레, 수프, 육포, 찐 감자 가공식품 같은 다양한 농식품도 취급한다. 가와데 료우토 JA후라노 주임은 “후라노 마르쉐의 연 매출은 2억엔(18억 7000만원) 규모로 지난해 기준 팔린 제품 가짓수만 34만개에 달한다”면서 “농가·농협이 생산·판매하는 제품으로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인 만큼 단골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동행한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우리나라도 지역농산물 판매와 홍보 확대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국도 인근에 로컬푸드직매장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도록 하는 한편, 농협도 특색 있는 가공·판매 사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홋카이도(일본)=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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