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락스로 탄저병 잡는다?…농튜버 엉터리 정보 믿었단 ‘큰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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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자원경영과 |
| 작성일 | 2020-05-08 |
| 조회수 | 4643 |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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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로 탄저병 잡는다?…농튜버 엉터리 정보 믿었단 ‘큰코’
유튜브 ‘영농 가짜뉴스’ 만연
고추냉이·소주 등 활용 방제 땅에 소금 뿌려 생산량↑ 주장
따라 했다가 ‘작물 고사’ 등 농가 피해 사례 댓글 수두룩
유튜버, 조회수 늘면 수익 증가 검증 없이 자극적 콘텐츠 올려
누구도 잘못된 정보 책임 안 져 방제엔 꼭 등록 약제 사용해야
유튜브에 엉터리 농사정보가 대거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농사정보가 유튜브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엉터리 영농정보를 따라 했다가 농사를 망쳤다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락스 한방이면 탄저병 완치”?=고추 탄저병은 한번 발생하면 근절이 어려운 대표적인 병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한번에 고추 탄저병을 없앨 수 있다는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관련 영상만 100여개에 달한다.
‘고추 탄저병, 락스로 한번에 치료했다’는 제목의 영상이 대표적이다. 조회수가 55만여회(6일 현재)에 달하는 이 영상 속 ‘농튜버(농업+유튜버)’는 락스와 소금을 탄 용액을 고추밭에 단 한번만 시비·관주하면 탄저병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락스가 흰가루병·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를 예방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락스가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때문에 고추 관련 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추 탄저병을 고추냉이(와사비)로 방제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영상 속 농튜버는 “와사비에는 항균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다”며 식용 와사비가루를 물에 개 엽면시비하면 고추 탄저병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영상에선 바닷물을 뿌리는 해수농법을 인용하며 소금을 직접 밭에 뿌리기도 한다. 바닷물 속 미생물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것처럼, 소금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농튜버는 김장할 때 이용하는 굵은 소금을 물에 희석하지 않고 직접 밭에 뿌리면 생산량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소주가 소독제 역할을 해 병해충을 쫓아낸다는 주장도 있다. 한 농튜버는 소주를 분무기에 담아 작물에 수시로 뿌리면 소주 속 알코올이 세균을 없애고 병해충이 오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농튜버들의 영상 중 논란이 되고 있는 영농법은 사실과 거짓이 교묘히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락스가 균을 소독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락스를 식물병 방제에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해당 식물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유튜브 속 농사법 따라서 했다가 피해 속출=논란이 되는 농튜버의 영상 댓글을 살펴보면 영상에서 알려준 영농정보를 실제로 따라 했다 피해를 본 농가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탄저병 증상은 없어졌으나 더이상 고추가 달리지 않는다”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작물이 죽었다” 등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탄저병 방제를 위해 락스를 뿌렸다는 한 농가는 “락스를 치니까 개화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농가들도 “병이 발생하지 않는 대신 고추도 더이상 달리지 않는다” “작물이 말라죽는다” “고추가 검게 말랐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작물에 락스를 살포하다보니 되레 피해가 커졌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오히려 탄저병이 심해졌다”는 댓글부터 “탄저병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퍼지고 있다” “영상을 믿고 따라서 했는데 탄저병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댓글도 수두룩하다.
잘못된 영농법이 토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시사하는 댓글도 있다. 소금을 밭에 뿌렸다는 한 이용자는 “유튜브 보고 농사를 지었다가 망쳤다”며 “마늘밭에 소금을 뿌린 후 농사를 지었더니 노랗게 떡잎이 생기면서 더이상 작물이 자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회수 늘수록 수익 얻는 구조라 자극적 영상 잇따라=유튜브는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많을수록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 구독자가 1000명 이상, 연간 시청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면 동영상에 광고가 붙게 되고 해당 영상을 올린 유튜버에게 수익이 돌아간다. 또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릴수록 조회수·구독자수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농가들의 관심이 높은 고추 탄저병 영상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비싼 농약으로도 잡을 수 없는 탄저병을 ‘값싼 락스’로 ‘한방에’ 잡을 수 있다는 내용의 콘텐츠가 농민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발해 보이지만 부작용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농사방법이 활개 치는 것도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올리는 데 목적을 둔 경우가 많다. 유튜브만 보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따라 했다가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 유튜브는 누구나 영상을 올릴수 있고, 유튜브 본사는 잘못된 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나상수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지도관은 “락스가 바이러스를 치료한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다. 잘못된 정보로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등록된 약제를 통해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서진 기자 dazzle@nongm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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