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뒤 졸졸 ‘운반로봇’…무거운 수확물 옮기고 자동 하역
스마트팜 운반로봇 시연 현장
1회 최대 300㎏까지 수송
한번 충전으로 10시간 작동
느린 속도 개선 등 과제도
“자동으로 운반로봇이 작업자를 따라오기 때문에 작업자는 토마토를 따서 바구니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20일 전북 익산에 있는 한 토마토 재배 스마트팜. 작업자가 이동하자 운반로봇이 자동으로 사람을 인식해 가까이 다가온 뒤 수확한 토마토를 받아낸다.
작업자가 수확물을 로봇에 올려놓고 다음 수확 지점으로 이동하면 로봇은 인공지능(AI) 분석 제어기와 3차원 카메라로 작업자와의 거리를 측정해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온다.
작업자와 거리는 최대 1m에서 최소 10㎝까지 조절할 수 있다. 토마토가 적재함에 가득 차 집하장으로 옮겨야 할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로봇은 바코드가 새겨진 유도선을 따라 하역장으로 최대 300㎏의 수확물을 가져다 놓는다.
마그네틱, 근접 감지기(센서), 광학 검출기 등 여러 센서가 장착된 이 로봇은 계획한 경로를 자율주행할 수 있어 재배 현장과 집하장을 자동으로 오간다. 농민들의 하루 수확 시간을 고려해 한번 충전하면 최대 10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스마트팜 작업자 추종 운반로봇 신기술 보급 시범사업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농민을 비롯해 전국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로봇을 개발한 김경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스마트팜개발과 연구사는 “작업자 추종 운반로봇을 활용하면 하루 작업량이 200㎏에서 500㎏으로 늘어나고 인력은 절반 정도로 감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지난해 관련 로봇의 특허 등록을 하고 국내 농기자재업체인 ‘하다(대표 하종우)’에 기술이전을 마쳤다.
후속 사업으로 올해 처음 강원·충북·충남·전북·경북·경남·부산·인천 등 8곳에서 전체 농가 10곳을 선정해 보급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지원 예산규모는 5억원(국비·지방비 각 50%)으로 농가는 무료로 해당 신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충남 부여에서 토마토·오이를 재배하는 김명덕씨(49)는 “요즘 농촌 고령화로 일손부족 문제가 큰 화두인데 로봇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농가에서 첨단 기술의 현장 실증을 활성화해 기술이 빨리 보급되고 발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해당 기기 한대를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2500만원가량이다. 자체적으로 시행한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2년 정도 기기를 운영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추산됐다.
개선해야 할 점도 확인됐다. 안전상의 이유로 로봇 속도가 느리다는 점과 자율주행을 돕는 유도선이 스티커로 제작돼 지게차 등 다른 기기들이 유도선 위를 지나가면 쉽게 벗겨질 수 있다는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강원 평창에서 파프리카·토마토를 재배하는 지준구씨(39)는 “느린 로봇 속도를 개선하고, 집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수확을 이어나갈 수 있게 여분의 로봇을 더 구비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종우 대표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농업에 로봇을 적용하는 과도기인 만큼 로봇에 대한 농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익산=조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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